다각화와 금융플랫폼 대응 능력이 Valuation의 관건

4Q Preview : 우려보다는 선방

증권업종의 4분기 실적은 지난 분기 대비 6.3%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실적의 드라이버는 여전히 채권금리의 방향성과 ELS 조기 상환의 규모입니다. 

채권 운용 실적은 부진을 피해가지 못했지만,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및 상환 실적이 이를 상쇄하였습니다. 

시장 금리가 소폭(국고 3년 6bp) 상승하는데 그쳐 우려했던 대규모 평가 손실은 피해갔습니다. 

연중 과도한 금리 하락에 따른 반등 가능성 및 연말을 앞두고 보수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반면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및 상환 실적은 매우 좋습니다. 

ELS 조기 상환은 22.3조 원으로 지난 분기 대비 15.4% 늘어났습니다. 

최대 규모였던 2분기 23.6조원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DLS 역시 조기 상환 4.0조 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발행시장 역시 호조를 보였습니다. 

조기 상환 규모 확대에 따른 재투자 수요 및 연말 퇴직연금 자산 편입에 대응한 발행 수요 등이 결합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34.3조원이 발행되었습니다.

DLS 발행은 7.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하였다.

기타 수익은 평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Brokerage는 수익은 총 거래대금이 11.9% 늘어났지만, 여전히 평균 수수료율이 하락하면서 전 분기 수준입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대형주 및 배당주의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해외주식 중개 수익의 기여도는 더 올라간 것으로 추정합니다.

채무보증 관련 수익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순영업수익의 9% 정도의 영역입니다. 단, 일부 중형사의 경우 30%에 이릅니다.

이미 2분기를 기점으로 잔액이 줄어들고 있었던 상황이고, 규제 강화 및 자본여력 소진으로 추가적인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일회성 요인은 NH투자증권 사옥 매각 900억 원, 연말 변동성 인건비 추가 적립 등을 제외하면

새로운 사항은 없습니다. 

규제 충격을 대체할 수 있는가 

2020년 증권업 실적에 우려되는 부분은 채권 운용이익의 축소, 부동산 중심의 채무보증 및 PF 위축입니다. 

채권 금리는 19년 연중 46bp(국고 3년) 하락하였는데, 2020년에는 그 정도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어느 때 보다 높습니다. 

규제가 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달 발표된 부동산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은 증권사의 자본효율성을 크게 저하시킵니다. 

규제의 주요 내용은 

1) 자기자본 미만으로 PF 채무보증 한도를 설정하고, 

2) PF 채무보증에 대한 신용위험값을 상향(12% → 18%)하고, 

3) PF 대출에 대한 특례 폐지(신용위험액을 부과하지 않고, 영업용순자본에서 전액 차감)하는 것입니다. 

규제 내용을 적용하면 상위 9개 증권사의 자기자본비율(NCR. 과거 기준)은 166%에서 139%로 27%p 감소합니다. 

영향이 큰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해도 19%p 감소합니다. 

이것은 자본효율성 저하로 직결됩니다. 평균적으로 ROE를 1.3%p 감소시킵니다. 

해당 사업의 자본 대비 수익성이 저하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자본을 다른 곳으로 전환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국내가 아닌 해외 자산,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파생결합증권 시장, 부동산이 아닌 기업 여신, 인수금융 등 IB 영역 등이 해당됩니다.

대형사의 경우 이러한 전환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고, 부동산PF에 편중된 사업모델을 가진 증권사의 실적은 급격히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부동산PF를 확대하면서 최근 자본확충을 했던 증권사들의 경우 유휴자본 문제에 직면할 것입니다.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하느냐가 중요한데, 결국 다각화에 달려 있습니다. 

자본이 크고 고객 기반이 넓고 IB 영역에서 다양한 딜 소싱(Deal sourcing)을 하는 대형사는 이러한 전환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

글로벌 IB를 보더라도 조달, 운용, 수익원의 다각화가 이익 안정성의 근원이며 다각화를 잘 한 기업의 Valuation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Goldman Sachs가 좋은 예입니다. 

골드만 삭스의 11~13% 수준의 높은 ROE와 높은 Valuation은 다각화된 수익성에서 출발합니다.

조달원도 다각화되어 있고, 이를 운용하는 자산이 다각화되어 있으니, 수익도 당연히 다각화됩니다.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비중이 높아지고, 이는 이익 안정성 → Valuation 멀티플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위험인수의 대가로 수익을 거두는 것이 금융투자업의 비즈니스 모델인데, 편중된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할인해야 합니다. 

올해부터는 부동산PF에 편중된 수익원에서 탈피하여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각화에 진전을 보이는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 Big Tech이 주도하는 금융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원년입니다.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채널을 대체하거나 확장하면서 금융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2대 주주로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위 증권사들의 Valuation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종합하면 2020년에는 1) PF 규제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다각화된 수익 구조와 2) 새로운 금융플랫폼 진입에 대응할 수 있는 상위 대형사가 증권업종의 투자 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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