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기사가 눈에 띄게 늘었다. 빈부 격차의 확대, 자연재해의 증가, 그리고 전염병의 유행 등 개인의 능력만으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사회, 경제적 문제가 만연하게 되면서, 기업과 정책 결정권자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연금 운용 기관에도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모습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미국 연금 시장의 규모가 2019년 말 기준 32.3조 달러 (원화 기준 3경 5조 원/원·달러 1,100원 기준)로 한국 GDP 1조 6천억 달러 (19년 말 기준, 원화 기준 1,760조 원) 대비 20배에 달할 만큼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이러한 변화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끼칠 영향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성장의 축 ‘ESG’

근래 가장 뜨겁게 다뤄지고 있는 이슈는 기후변화다.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2021년 전 세계가 직면한 다양한 위험[i] 중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기후변화를 꼽았으며, 기후 관련 정책이 실패할 경우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정치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작년 8월, 미국 민주당 상원 기후 변화 특별 위원회는 특별 보고서[ii]를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위험이 매우 크며, 주요 금융 기관이 여전히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이 장기적으로 노동자의 연금 가치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중앙은행과 규제 기관이 석탄 연료 관련 투자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고, 그린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는 정책과 규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기관투자자들도 이런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MSCI의 설문 조사[i]에 따르면 미주 지역 기관 투자자는 향후 5년 이내 투자 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사안으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실제 적극적인 투자 결정을 내린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1월 25일 뉴욕시 공무원 퇴직 기금과 뉴욕시 교사 퇴직 기금은 화석 연료 관련 회사에 대한 투자 회수를 의결하였고, 향후 5년에 걸쳐 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와 민간이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을 함께 인지하고 힘을 합쳐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습은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기관의 시각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라고 하면 ‘규제 강화’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다르다. ‘새로운 성장의 축’으로 본다. 현재 ESG 관련 ETF는 360여 개, AUM은 1천억 달러 (원화 기준 110조 원)에 이른다. 대부분의 ESG 신규 상장 펀드와 자금 유입은 E(Environment)에 해당되는 친환경/그린테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S(Social), G(Governance) 관련 요소에 집중한 투자 상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연금 제도 개편을 통해 인프라 투자 확대를 꾀하는 영국

국가적 차원에서 연금제도의 개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바로 영국의 경우다. 영국 정부는 DC(Defined Contribution, 확정기여형)형 퇴직연금 등 연금 계좌에서 비유동성 자산 투자를 확대하고자 한다. 왜 이런 정책을 펴고자 하는 것일까? 

영란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영국의 연금 시장이 확정급여형(Defined Benefit: DB)에서 확정기여형(Defined Contribution: DC)으로 전환되면서 인프라, 벤처캐피털과 같이 투자 수익을 거두기까지 장시간 소요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민간 투자가 줄어들었다.

DB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가입자를 대신하여 장기적으로 운용해주는 데 비해 DC형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수시로 상품을 바꾸어 운용할 수 있다. 때문에, DC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언제 회수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비 유동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

문제는 인프라 투자가 단순히 연금의 수익률을 높여주는 역할 뿐 아니라 사회 안전망 강화와 경기 부양이라는 사회적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항을 만들고, 도로를 건설하는 등의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는 대규모 인력과 자본이 투입된다. 최근 영란은행 총재인 Andrew Bailey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로부터 빠른 경기 회복을 위해 DC 연금 제도의 규제 완화를 재차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연금 가입자 입장에서 인프라, 벤처캐피털에 대한 투자 기회가 열리는 것은 분명 이득이다. 이들 자산은 보통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매일 가격이 변동되는 자산들과는 상관관계가 낮다. 따라서 다른 자산들과 함께 투자하면 자산배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낮은 환금성으로 인해 주로 장기 투자가 가능한 기관투자자에게만 투자 기회가 제공되어왔다. 만약, 영국에서 제도 변화를 통해 연금형 펀드에서 비유동성 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된다면 연금 투자자는 폭넓은 투자 기회를 통해 연금 수익률을 높일 수 있고, 국가는 사회 안전망 확충을 물론 경기를 활성화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긍정적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OECD는 연금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 시키자는 의견에는 찬성하지만, 특정 의사결정자의 입맛에 맞춰 연금이 함부로 운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변화는 연금 자산에 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운용팀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찾고 ‘미래에셋전략배분TDF’와 ‘미래에셋 평생 소득 TIF’를 통해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운용에 기여하고자 한다.

[i] WEF, The Global Risks Report 202116th Edition Insight Report

[i] Senate Democrats’ Special Committee on the Climate Crisis The Case for Climate Action: Building a Clean Economy For The American People

[i] MSCI, MSCI Investment Insights 2021 Global Institutional Survey

미래에셋자산운용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1-0148호(20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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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욱 미래에셋자산운용 TDF운용팀 팀장

출처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