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Global X 이경화 애널리스트 www.globalxetfs.com

지난 시간에는 메타버스 테마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최근 미국 상·하원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Inflation Reduction Act)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이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미국 내 급등한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된 법으로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법안은 2022년 8월 7일 미국 상원에서 가결된 후, 8월 12일 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 16일 법안에 서명하면서 발효됐습니다.

사실 해당 법안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더 나은 재건 법안(BBB)’을 수정한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논리로 쉽게 이야기 해서 필요한 곳에 세금을 쓰지만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 재정적자 축소 (시중의 돈을 흡수)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줄인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처방약 비용을 절감해서 미국인들의 생활비에 안정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만 ‘실효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라는 것이 미국 정부 의회의 분석입니다. 이 법안을 통해서 현재 지지율이 떨어져 있는 민주당이 올해 중간 선거 (상/하원선거)를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이 법안을 통해서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수혜 받는 테마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법안은 크게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비 지원 등에 4,300억 달러를 투입하고, 법인세 인상을 골자로 한 7,400억 달러 증세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생산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3,690억 달러를 투입합니다. 또 처방약 비용 절감을 위해 2026년부터 10개 약에 대한 제약사와의 가격 협상 등 국민건강보험과 관련해 64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합니다. 의료 복지 확대 등을 위한 재원은 연수익이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들에 최소 15% 법인세를 부과하는 부자증세를 통해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한 공공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에서 노인의 본인 부담금을 연간 2000달러로 제한하고 1300만 명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보조금 지급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법안의 주요 내용

이번 법안에 대해 주요한 내용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생산원가공제(Production Tax Credit, PTC )의 범위 확대 및 기간 연장

생산원가공제는 향후 10년간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드는 비용에 대해 일부 세액공제를 제공합니다. 이번 법안 통과를 통해 일몰하고 있던 PTC는 메가와트시 (MWh)당 최대 $30의 세액공제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친환경 에너지는 기존의 태양광, 풍력, 지력 이외 수소 발전 관련 프로젝트가 신규로 포함되었고 2024년 12월 31일 전에 시작해야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PTC 세액공제 금액 $30/MWh는2032년까지 또는 2020년 대비 탄소배출이 75% 줄어들때까지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 상당히 큰 인센티브입니다. 

- 투자세액공제(Investment Tax Credit, ITC) 연장

PTC와 마찬가지로 일몰해가고 있던 ITC 역시 연장되었습니다. ITC는 친환경 에너지 투자에 대해 일부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집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했다면 여기에 대해투자 금액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는데 최초 30%에서 점차 줄어들어 22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 예정이었으나 이번 법 통과로 다시 30%의 세액공제를 해줄 예정입니다. 여기 해당하는 클린테크 기술은 태양광, 퓨어셀,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등이 있습니다. ITC 역시 2032년까지 PTC와 같은 조건으로 30%까지 세액공제를 받게 되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자들은 조건을 갖춘 자국내 생산자가 만든 원료를 사용하면 추가적인 공제를 받게 되어 50% 이상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보조금 지급 옵션

주정부 및 로컬정부 등에서는 일부를 선출하여 세액공제가 아닌 보조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는 옵션도 있으며 이는 풍력과 태양광 산업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저탄소 수소 생산 세액공제

청정수소 생산 세액공제가 이번에 새로 생기면서 향후 10년간 청정에너지에 대해 1kg당 3달러에 해당하는 세액공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탄소 배출량 정도에 따라서 세액공제 규모는 달라질 예정이며 청정 수소 생산자는 세액공제 대신에 또한 직접 보조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 에너지 효율성 개선 시 세액공제

태양광, 히팅펌프, 에너지 효율성을 갖춘 에어컨, 온수 시스템 등을 갖춘 가계에 세액공제 또는 리베이트를 해주는 방식입니다.

- 첨단 제조 생산에 대한 세액공제 (The Advanced Manufacturing Production Credit)  

2032년까지 박막 (Thin Film)과 결정 (Crystalline) 광전지(PV)셀, PV 웨이퍼, 태양광 모듈, 베터리셀, 베터리 모듈, 인버터, 토크 튜브 그리고 풍력 관련 부품 등 첨단 제조 산업에 대해 세액공제를 제공하며 태양광과 풍력에 수혜가 예상됩니다.  

- R&D 지원

미국 자국내 클린테크 리서치와 제조를 성장시키기 위해 약 3억달러를 수여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전기차 생산, 수소셀, 연료전지 전기차에 대한 항목도 포함됩니다. 

- 전기차 세액공제 및 대상 확장

이번 법안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입니다. 전기차 신차에 대해 연방정부세금 7,500 달러에 대한 세액공제 연장 그리고 중고차에 대해 최대 4,000달러까지 세액공제를 준다는 방안이 마련됐습니다. 기존 전기차 부양책의 경우에는 중고차가 빠져 있었는데 이번에 포함된 부분은 중고차 시장이 큰 미국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또한 세액공제 한도가 자동차 제조업체당 20만대로 제한이 되어 있었는데 이 부분이 없어지면서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게 됐습니다. 최근 전기차 업계는 핵심 부품인 2차전지 그리고 핵심 원료인 리튬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올해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하고 있었으며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하였습니다. 이번 세액공제를 통해서 기업들은 그 부담감을 한 숨 덜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이번 법에 따르면 세액공제를 받는 조건이 좀 더 까다롭습니다.  소비자의 수입이 미혼 15만달러, 가계수입이 30만달러 이하여야만 보조금의 대상이 됩니다.  또한 전기차의 경우 밴이나 SUV, 픽업트럭의 경우 8만달러 이하, 세단은 5.5만달러 미만 차량에만 해당됩니다. 

전기차 및 베터리 최종 생산이 미국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2024년부터는 베터리 핵심 광물, 주요 부품의 50%가 미국 및 미국과 FTA를 체결한 지역에서 생산한 것들에 대해서만 적용이 됩니다. 이는 결국 미국의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여기에서 중국은 과연 영향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드는데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의견이 더 많습니다. 중국은 이미 베터리 생산 시장에서 70%를 차지하고 있고 전기차 생산에 대해서도 5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미 중국이 전기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미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중국의 베터리와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는 생산이 어렵습니다. 적어도 2~3년 안에 급격하게 공급체인이 바뀌기에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법안 통과 이후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후속 조치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 다시 상황을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수혜 업종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법안 도입으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을 촉진하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테슬라나 GM 등 전기차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고 보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기업들이 세금 공제가 확대되면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됩니다.

그러면서 테슬라, GM을 포함해서 토요타, 포드 등 미국 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살 때 7,500달러의 세금을 공제해주는 혜택이 기존에는 20만대까지 주어져서 테슬라와 GM 등 20만대 이상 판매한 경우에는 이런 혜택을 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판매 차량 수에 관계없이 세금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법안은 밴이나 SUV, 픽업트럭의 경우 8만 달러 미만인 차량에 해당하고 세단과 쿠페 등은 5.5만달러 미만일 때로 제한하고 있어 고가의 차량에는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테슬라의 경우 혜택 대상 금액보다 비싼 제품 라인도 있지만 일론 머스크가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면 테슬라 차량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고 말한 만큼 이후에 가격 인하 조치가 나오면 수혜 대상 차량은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생산되면서 배터리 역시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 미국 배터리 업종도 수혜가 기대됩니다.

결론

이번 법안 통과를 통해서 미국은 더욱 더 클린한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 전세계적으로 클린에너지에 대한 공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법안을 통해서 재생에너지 개발자 및 생산자, 태양광, 풍력, 베터리 생산자, 에너지 저장 기술, 수소, 전기차 밸류 체인, 에너지 효율기술, 그린빌딩 기술을 가진 기업들 그리고 리튬과 같이 클린테크에 사용되는 재료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기적인 혜택을 받을 것입니다. 

기술이 얼마나 실제생활에 보급이 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기술수용곡선의 경우 당사의 분석에 따르면 전기차, 수소 등은 이노베이터 단계, 태양광, 풍력, 클린테크는 얼리 어답터 초기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분들도 클린 에너지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